거버넌스(governance)는 조직이나 사회 내에서 의사결정과 집행이 이루어지는 구조와 과정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거버넌스의 정의와 범위를 명확히 하고, 고전적인 이론과 연구를 바탕으로 그 개념을 설명한다. 또한 행정부(government)와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거버넌스의 핵심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한국의 사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거버넌스가 실무적으로 갖는 의미와 한계, 그리고 향후 과제를 제언한다.
거버넌스의 개념은 20세기 후반부터 학계와 정책 분야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가장 초기의 정의 중 하나는 로버트 달(Robert Dahl, 1957)의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비롯되었다. 거버넌스는 단순히 정부(government)의 통치 행위를 넘어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한 의사결정 과정을 포함한다. 헌터(Hunter, 1953)는 도시 정치에서 다양한 집단들의 힘의 분산과 조정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거버넌스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거버넌스는 공공행정과 정책학에서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가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체제로 이해되었다(Osborne & Gaebler, 1992). 클리퍼드 로버츠(Clifford Roberts, 1997)는 거버넌스를 “공공 및 민간 부문 행위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도적 틀 안에서 협력하는 과정”으로 정의하였다. 이처럼 거버넌스는 단일 권력 주체가 아닌 다원적이고 분산된 권력 구조를 전제로 한다.
정부(government)와 거버넌스(governance)는 혼동되기 쉽지만, 구분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가 권력의 공식적 기관으로서 법적 권한과 집행력을 가진 반면, 거버넌스는 정부뿐 아니라 비정부기구, 민간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행위자가 참여하는 네트워크적 의사결정 체계를 의미한다(Majone, 1996). 따라서 거버넌스는 정부의 행정적 기능을 포함하지만, 그것에 국한되지 않는 광범위한 협력과 조정 메커니즘을 내포한다. 한국에서도 행정개혁과 지방분권의 맥락에서 거버넌스 개념이 확산되었으며, 2010년대 이후 공공부문 혁신과 투명성 강화 정책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거버넌스의 핵심 구성 요소는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의사결정 구조(decision-making structure)는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규정한다. 이는 권력의 분산과 집중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둘째, 역할과 책임 배분(role and responsibility allocation)은 문제 발생 시 누가 책임지는지를 분명히 한다. 셋째, 규칙과 기준(rules and standards)은 정책이나 원칙, 표준, 가이드라인의 형태로 제시되어 행위자들의 행동을 안내한다. 넷째, 감시와 점검(monitoring and evaluation)은 모니터링, 감사, 평가, 보고 활동을 포함하여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 다섯째, 집행과 시정(enforcement and correction)은 규칙 위반 시 제재 조치와 수정, 재발 방지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투명성과 구제(transparency and remedy)는 설명 책임성, 기록 보존, 이의제기 및 피해 구제 절차를 포함한다. 이 여섯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원활히 작동할 때 거버넌스가 효과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의 거버넌스 사례를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참여형 예산편성과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이행 과정에서 위 여섯 요소가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의 주민참여예산제는 의사결정 구조를 주민과 공무원이 공동으로 구성하고,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여 투명한 집행을 도모한다(서울시, 2022).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체계는 규칙과 기준 설정, 모니터링 및 평가, 위반 시 제재와 시정 조치, 그리고 피해 구제 절차를 체계적으로 운영한다(국민권익위원회, 2023). 이러한 사례들은 거버넌스 구성요소가 실제 행정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한국의 공공거버넌스는 중앙집권적 관행과 관료제 문화가 여전히 강해 완전한 분산형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된다(김영배, 2019).
결론적으로 거버넌스는 단순한 정부 행정 활동을 넘어 다양한 행위자 간 협력과 조정으로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체계적 접근이다. 실무적으로는 의사결정 권한의 명확화, 역할과 책임의 구분, 규칙과 기준의 체계화, 감시와 점검의 강화, 집행과 시정의 엄정성, 그리고 투명성과 구제 절차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요소들이 공공행정 및 지방자치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정착되고 있으나, 중앙권력 집중과 관료제적 한계 극복이 필요하다. 향후 연구 및 실무 과제로는 거버넌스의 효과성 평가 방법론 개발과 시민 참여 확대를 통한 거버넌스 민주성 강화가 제안된다. 또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거버넌스 혁신 방안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최종적으로 거버넌스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조직운영 원리로서, 단일 권력기관 중심의 전통적 정부(government) 운영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참고로, DIRECT는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도록 정리한 약어로, Decision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와 최종 결정권자를 분명히 하고, Individuals Accountable를 통해 문제 발생 시 역할과 책임을 지는 담당 주체를 명확히 하며, Rules를 통해 정책·원칙·표준·가이드라인과 같은 규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Evaluation을 통해 운영 과정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감사, 평가, 보고를 수행한 뒤, Correction을 통해 위반이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제재와 수정, 재발 방지를 집행하며, 마지막으로 Transparency and Redress를 통해 그 전 과정이 투명하게 설명되고 기록되며 이의제기와 피해 구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즉, 거버넌스란 결정하고(Decision), 책임자를 세우고(Individuals Accountable), 룰을 만들고(Rules), 점검하며(Evaluation), 고치고(Correction), 투명하게 구제하는 것(Transparency and Redress)이며, 이 여섯 요소가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거버넌스가 성립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참고문헌]
Dahl, R. A. (1957). The concept of power. Behavioral Science, 2(3), 201-215.
Hunter, F. (1953). Community power structure: A study of decision makers.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Press.
Osborne, D., & Gaebler, T. (1992). Reinventing Government. Addison-Wesley.
Majone, G. (1996). Regulating Europe. Routledge.
김영배 (2019). 한국 공공거버넌스의 한계와 발전 방향. 한국행정학보, 53(2), 45-67.
국민권익위원회 (2023).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보고서.
서울특별시 (2022).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현황 보고서.
제목: 거버넌스 구조와 실무적 함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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