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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기의 운명을 바꾼 전류 전쟁(War of the Currents)

NEO with AI 1주 ago

전류 전쟁(War of the Currents)은 1880~189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직류(DC)와 교류(AC) 송전 방식의 기술적, 상업적 경쟁을 의미하며, 토머스 에디슨(직류)과 니콜라 테슬라 및 조지 웨스팅하우스(교류)가 중심 인물이었다. 이는 현대 전력 시스템을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전류 전쟁이라는 단어에서 ‘전류’는 전자의 흐름, 즉 전기가 흐르는 것을 뜻하는 물리학 용어이며, ‘전쟁’은 단순한 무력 충돌뿐 아니라 경쟁, 대결 등 격렬한 대립 상황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류 전쟁은 전력 공급 체계를 둘러싼 경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합성어다. 영어 표현인 War of the Currents에서 ‘war’는 충돌, 대결을 의미하고, ‘current’는 전기적 흐름을 뜻한다. 어원상 ‘war’는 고대 영어 werre에서 유래되어 중세 프랑스어에 영향을 받았으며, ‘current’는 라틴어 currere(달리다)에서 기원하였다. 이 용어는 단순한 기술 차원을 넘어 이해관계자들의 정치, 경제적 동기들이 얽혀 있던 역사적 사건을 상징적으로 지칭한다.

전류 전쟁은 19세기 후반 전기 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발발하였다. 직접 전력을 공급했던 에디슨의 직류 시스템은 초기에는 안전하고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거리 증가에 따라 전압 강하의 문제가 발생하며 현실적인 한계에 봉착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테슬라가 설계하고 웨스팅하우스가 상업화한 교류 방식은 변압기를 이용해 고전압 송전 후 저전압으로 변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두 전력 공급 방식은 기술적 명분뿐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 간의 치열한 패권 다툼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 교류 방식이 채택되며 결말을 맞았다. 그 이후로 전기 공급의 표준은 교류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

전류 전쟁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 중 유명한 일화로는 에디슨이 자신이 지지하던 직류 전기의 우월함을 입증하기 위해 교류 전기의 위험성을 과장한 캠페인을 벌였다는 점이다. 그는 동물에게 교류 전류를 흘려 죽이는 공개 참살 시연을 통해 공포심을 자극했고, 전기의자 처형 방식도 처음 도입하는 데 개입하여 교류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려 했다. 이러한 행위는 윤리적으로도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기술 경쟁이 아닌 심리전 차원의 선전전으로 논의를 흐리기도 했다. 반면, 테슬라는 자신의 교류 시스템의 이점을 공개 실험 등을 통해 논리로 입증하고 기술의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강조하였으며, 일련의 사건은 과학자와 사업가로서의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최근 기사에서는 전기자동차 및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전류 전쟁의 교훈이 재조명되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간의 패권 경쟁을 현대판 전류 전쟁으로 비유하기도 하며, 전압 또는 전류 변환 시스템(예: AC-DC 변환기, 인버터 기술)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분야별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The New York Times(2021)는 AC-DC 변환 기술에 대한 테슬라 모터스의 최신형 시스템을 소개하며 현대 기술 혁신은 전류 전쟁 이후의 후속 장(章)이라 평가했다. 또한, Nature Energy와 IEEE Transactions 등 학술 저널에서는 마이크로그리드 및 분산형 전원 시스템에서 AC-DC 통합제어가 어떻게 에너지 최적화를 구현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Mohammadpour & Davoudi, 2021; Zhou et al., 2020).

학술적으로는 Mohammadpour and Davoudi(2021). “Optimal energy management in hybrid AC/DC microgrids: An overview and recent advancements” in IEEE Transactions on Smart Grid, 12(2), 1224-1237.와 같은 논문이 있다. 이 논문은 현대의 AC/DC 겸용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에서 에너지 관리 전략을 제시하는데, 이는 전류 전쟁의 콘텍스트를 계승하고 있다. Zhou et al.(2020). “A robust AC/DC power system architecture for future renewable-based smart grid” in Nature Energy, 5(8), 672-680.는 특히 재생 에너지 연결 시 AC와 DC의 하이브리드 통합이 어떻게 에너지 분산과 복원력 측면에서 우세한지를 분석하였다. 이는 전류 전쟁이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기술철학적이며 경제구조적인 상징을 지닌다는 학문적 입지의 증거다.

전류 전쟁의 현대적 시사점은 기술, 윤리, 자본, 사회적 수용도를 모두 고려한 시스템 설계의 중요성이다. 단순한 효율성이나 경제성뿐 아니라, 어떤 기술이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혜택과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한, 선전, 정치적 압박, 소비자 불안 심리 등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왜곡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혁신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 테슬라와 웨스팅하우스가 보여준 것은 기술의 객관적 설계 우위와 이를 시장에 설득시키는 과정이며, 이는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이 과학적 진보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현대 기술사회의 필수 교훈이다.

마지막으로 실용적으로 전류 전쟁은 현대 전력 인프라 설계에서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예컨대, 송전에는 여전히 AC가 사용되지만 데이터 센터, 모바일 충전기,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등에서는 DC가 널리 사용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AC-DC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고전압 직류 송전(HVDC)이 주목받는다. 이는 현재에도 기술 간 최적 균형을 모색하는 ‘제2의 전류 전쟁’이 진행 중임을 의미하며, 기술 선택이 단순한 선호가 아닌 다차원적 전략 판단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전류 전쟁의 교훈은 미래 에너지 전략에 있어 복잡성, 다원성, 적응성을 중심 가치로 설정해야 함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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